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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솔로: 스타워즈 스토리

어쨌든 이번에도 재밌는 스타워즈 영화.



[레고 무비], [22 점프 스트리트] 를 만든 두 감독은 촬영 종료 3주를 남기고 강판됐다.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에서 이토록 불안한 전망과 억측들이 겉잡을 수 없이 퍼진 영화는 또 없을것이다. 그런 어수선함을 어떻게든 정리하기 위해 론 하워드가 감독을 맡게 되었다. 

나 또한 이런저런 소식들을 보면서, 또 [로그 원]이라는 걸출한 스타워즈 앤솔로지 영화가 나온 뒤에 제법 산만하게 만들어진 이 영화가 썩 기대되지 않았다. 유명한 캐릭터를 내세워 그 과거 이야기를 다루지 않아도, 충분히 스핀오프 영화를 잘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[로그 원]이 보여준 마당에, 뭣하러 이런 해묵은 아이디어를 추가적인 비용 지출과 불안한 소문들이 돌게마련인 재촬영까지 해가매 만들었는지 납득이 쉽지 않았다. 물론 그 생각은 제법 만족스럽게 이 영화를 감상한 이후인 지금도 여전하다. 어차피 같은 단독 캐릭터의 스핀오프라면 한 솔로 보단 레이아의 이야기가 더 보고싶고, 더 신선할 것이고, 그러잖아도 보여줄 것이 몇개는 될텐데.

우선 한 솔로의 이름이 왜 솔로인지, 츄이와 솔로는 어떻게 만난 것인지 같은 설정은 조금 의아하다 싶다가도 그러려니 하게 된다. 다른 사람도 아니고 로렌스 캐스단이 쓴 한 솔로 영화의 각본인데, 그런 부분에서 일개 덕후인 내가 의아함을 가질 필요는 없을테다. 개봉 전에 접한 매체들이나 예고편을 보면 난 정말이지 서부 활극의 느낌이 날 줄 알았다. 그러나 이 영화는 어떤 서부 영화적인 부분을 충분히 보여주지는 않는다. (정말 서부 같은 배경이 등장함에도!) 그저 모험 활극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듯 하다. 마치 [새로운 희망]과 같이 '즐기기 쉬운' 영화.

가장 걱정했던 캐릭터들은 되려 이 영화에서 생각보다 괜찮은 부분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. 란도는 정말 패셔너블 해보이고, 단지 립서비스로 여겨졌던 팬섹슈얼 설정을 그저 립서비스로 전락시키지 않았고, 츄바카는 역시나 힘이 세고 멋지며 찰나의 장면에서 짠한 감정을 느끼게까지 한다. 엔피스 네스트는 그 정체나 활약이 기대 이상이었다. 다만 키라의 캐릭터는 우려했던 점을 간신히 피했고, L3도 나는 무척 좋았지만 제국-반란국 구도에서 벗어난 은하계의 또다른 투쟁의 현장을 보여준 캐릭터에게 제작진이 조금 빈정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.

한 솔로의 캐릭터는 오히려 [새로운 희망] 보다는 [제다이의 귀환]에 가까워 보였는데, 영화를 보기 전에 좀 우려했던 부분이 현실이 되어버린 듯 해서 좀 기분이 샜다. 빈민 갱단 행성 코렐리아의 모습은 인상적이었지만 거기서도 순박해 보이고, 심지어 후반부에는 HAN SHOT FIRST를 의식한 장면이 등장하지만 그 상황엔 응당 그리 해야 맞는것이다. 1977년의 칸티나에서처럼 안 그래도 되는 상황에 먼저 쏴야 진정 Badass 아니겠는가...

한 솔로의 캐릭터를 생각하면 영화 내내 등장하는 거의 모든 위기 상황들도 결국은 한 솔로를 위해 발생하고 주인공이 헤쳐나가게끔만 설계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. 그저 보고 있자면 꽤 박진감 있지만 그 과정과 해결이 다소 손쉽고, 해결만을 위한 문제 발생의 연속으로 보이는것은 어쩔 수 없다.

액션 자체도 극초반부 스피더 추격전 장면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심심해서 놀랐다. 그러나 뭘 해도 해본 사람이 능숙하다고, 이만큼이라도 수습해서 완성해낸 론 하워드의 공이 크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밖에 없다. 케셀에서의 하이스트 시퀀스나 케셀 런 추격 시퀀스는 박진감과 리듬감이 꽤나 좋다. 더불어 한 솔로의 밀레니엄 팔콘이 왜 그런 꼴이(!) 됐는지도 보여준다.

어쨌든 스타워즈 시리즈의 기저에 있는 '모험'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흥미롭게, 제법 재미있게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다. 순전히 즐길 수 있는 스타워즈 영화로서는 크게 흠 잡을 구석은 없지 싶다. 어차피 만든 이들도 거기서 더 욕심을 부린것 같지도 않으니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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